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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칭찬하는 방법
    조직문화(Culture) 2022. 10. 13. 00:48

    1년 전에 사내에서 임직원들 상호 간 칭찬하는 문화 조성을 위해 '칭찬 캠페인'을 운영했었다. 평소 고마운 일이 있었던 직원이나, 훌륭히 본인이 할 일을 잘 수행해낸 직원, 또는 동료 간 협업을 잘해서 시너지를 내는 성과를 보인 직원 등이 있는 경우, 캠페인 게시판을 통해 누구나 캠페인에 자유롭게 참여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신청한 직원에게는 소정의 선물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간단한 음료수, 간식 등)을 제공해주고, 신청 직원은 제공받은 상품과 함께 포스트잇에 칭찬이나 격려, 또는 감사의 메시지를 적어 상대방에게 선물하는 캠페인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임직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상당히 많은 직원들이 캠페인 참여를 신청하는 바람에 예상했던 수준보다 상품 구매비용 규모가 커져서 재무 부서의 담당 팀장에게 사죄(?)하며 추가 예산을 받아와야만 했다. 신청 버튼만 클릭하면 누구에게나 상품을 제공해주고, 자유롭게 선물하며, 인증해야 할 의무도 강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꽤나 이슈가 되어 입에 오르내렸던 것 같다.

     

    출처 : Pixabay

     

    상품과 함께 칭찬의 인사를 건네었는지 여부를 의무적으로 증빙할 필요는 없었지만, 실사례를 사진과 함께 게시하는 경우에는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별도의 포상을 하였다. 이 때문에 많은 임직원 분들이 본인이 제공받은 상품과 함께 어떤 메시지를 적어 선물을 하였는지 인증샷을 찍어 많이 올려주셨는데, 그 사진들 안에 적힌 수많은 메시지를 보면서 약간 당혹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항상 잘 해줘서 고마워
    지금까지 성실히 잘해오는 것 같고, 앞으로도 더 잘하자

     

    이와 같이 약간 두리뭉실한, 칭찬받는 사람이 무엇을 칭찬받는지 알기 어려운 말들이 적힌 메시지가 많았다. 이와 유사한 메시지들을 하나씩 넘기다 보니, 우리 직원들이 칭찬하는 문화에 익숙지 않다 보니 어떻게 칭찬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나 나를 더 당황시켰던 것은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칭찬의 메시지를 보내고, 격려와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 리더들 조차도 대부분 이런 내용으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출처 : Pixabay

     

    칭찬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칭찬을 받는 상대방이 느끼는 기분과 감동의 수준이 달라진다. 의욕이 앞서 무작정 칭찬이나 격려의 말을 건네기 보다는, 칭찬을 하기 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본인에게 던져보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칭찬받아 마땅한 상황일 때,
    상대방이 어떤 멘트로 나를 칭찬해준다면
    나는 더 큰 감동을 느낄까?

     

    본인이 어떤 칭찬을 받았을 때 기분이 더 좋을지를 생각해보면,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나 과정(또는 성과)을 칭찬하고자 하는지 '사실을 적시'하여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부하직원이 본인이 꼭 해야하는 일이 아님에도 부서 공통의 일 중 하나인 탕비실 정리를 깔끔하게 해 놓은 경우, "아무도 신경 쓰지 못했는데 김 대리가 시간 내어 탕비실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덕분에 다른 직원들이 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본인이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님에도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어 공동의 일을 해주는 점은 리더인 나도 본받아야 할 점인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와 같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칭찬하는지 칭찬받는 사람이 명확히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칭찬받는 사람이 한 행동으로 인해 내게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었고,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설명해주는게 좋다.

    예를 들면 내가 작성하고 있는 보고서에 마케팅부서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는데, 마침 그 부서의 직원이 굳이 시간을 내어 보고서에 들어갈 데이터를 깔끔하게 채워서 피드백 해준 경우라면, "박 과장님 고마워요, 그 데이터가 없었으면 이 보고서를 어제 안에 완료 못하고 결국 밤새 야근해야 했을 텐데 덕분에 어제 야근할 필요도 없었고, 오늘 아침 보고도 잘 끝나서 즐겁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네요. 정말 고마워요."와 같이 상대방의 작은 도움의 손길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세 번째로, 칭찬받는 사람의 선천적인 부분 또는 자연스럽게 이룬 결과 보다는 그 사람이 노력을 기울인 부분에 대해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본래 하나에 집중을 잘하고 멀티태스킹이 잘 안되는 직원이 동시에 여러 가지 긴급한 이슈를 처리하여 보고서를 잔뜩 들고 온 경우라면, "이 주임님, 평소에 본인이 멀티플레이어보다는 한 가지에 몰입하는 타입이라고 자주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이번 주는 이 주임님한테 너무 많은 일이 몰렸던 것 같네요. 분명 쉽지 않았을 텐데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이렇게 결과물을 가지고 와주어서 고마워요."와 같이 상대방이 어려움을 겪었으리라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 명시적으로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다.

     

    네 번째로, 실수나 부족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은 1:1로 하되, 칭찬은 최대한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의외로 이 부분을 반대로 하는 리더들이 많다. 다른 직원들에게 긴장감과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부족한 실적이나 보고서에 대해 질타를 하면서, 칭찬에는 인색하거나, 칭찬을 하더라도 조용히 불러 따로 이야기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리더분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 피드백은 1:1로 해야 직원들이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고, 리더의 의견에 몰입할 수 있으며, 리더가 나를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칭찬은 최대한 많은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칭찬받는 당사자뿐 아니라, 그 모습을 지켜보는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잘해서 칭찬을 받아보고 싶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조직문화 측면에서도 칭찬과 격려가 넘치는 따뜻한 문화를 확산하는데 도움이 된다.

     

    출처 : 미리캔버스에서 제공하는 템플릿을 활용해 저자가 제작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진심어린 칭찬의 말을 건네는 동료나 리더에게 마음이 가고, 앞으로도 그들과 힘을 모아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일하는 곳은 항상 즐겁기만 한 곳이 분명 아니지만, 즐겁고 보람찬 요소가 Nudge 형태로 조직 내에 숨어 있어야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쿡쿡 찔러주면서 Refresh 되는 느낌도 줄 수 있고, 힘들지만 그 과정을 이겨낼 수 있는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지금 당장 따뜻한 칭찬의 메시지를 건넬 동료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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