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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한 퇴사 (Quiet quitting)
    조직문화(Culture) 2022. 9. 27. 22:04

    Pixabay의  www_slon_pics 님의 이미지

     

    예전부터 회사를 다니고 있는 오랜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서 직장생활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해야지. 더 하면 내가 손해야.
    나는 회사에서 받는 월급보다 일을 더하는 것 같아. 이제 딱 할 만큼만 해야겠어.

     

    매번 듣는 이야기였지만, (조직문화 업무를 하기 전까지는) 이런 말들에 특별히 거부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말이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내가 받는 월급 = 내가 회사에 기여하는 수준"이라는 매우 합리적이고 공정한 개념처럼 다가왔다. '등가교환'의 원리에도 부합하고, 회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9 to 6 근로시간에 따라 딱 내게 주어진 책임만큼만 일하는 매우 합리적인 계약관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를 위한 일이고, 내가 회사를 상대로 손해보지 않는 것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원리처럼 들렸다.

     

    그리고, 이것을 온 힘을 다해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바로 Quiet quitting(조용한 퇴사)이다.
    Quiet quitting(조용한 퇴사) : 실제로 퇴사를 하지는 않고, 조직을 위해 큰 힘을 쏟지 않으며, 딱 정해지고 주어진 일만 하겠다는 신념. 몸은 재직 중이나, 정신은 퇴사한 상태로 볼 수 있다. 본 개념에 대한 글들은 이미 상당히 많기 때문에,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

     

    오직 '나' 에 집중했을 때, 어느 것이 옳을까?

    HRD 이론의 '조직몰입'이나 '직무몰입' 또는 '직원몰입' 등의 이야기를 떠나서, 진정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은 어떤 것일까, 무엇이 나를 가치있게 만들고, 내가 인생을 의미있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과거의 내가 어느 정도로 희망하고 꿈꿔왔던 직무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 일이 내가 얼마만큼이나 원해서 하는 일이든 나의 일상, 나의 하루에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그 일을 하는 시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더 세밀히 들여다보면, 잠자는 시간, 출근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 출퇴근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 퇴근 후에 씻고 정신 차리는 시간 등을 모두 제외하고 나면 온전히 나 또는 가족을 위해 소비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3~4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내게 주어진 '하루'의 일과 중에 내가 즐겁고, 흥미를 느끼고,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 오직 3~4시간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한편으로 그 3~4시간이 항상 즐겁고 기분 좋은 시간만으로 가득할 순 없을 것이다. 그 시간마저도 연인과 다투거나 부모님의 잔소리로 스트레스받거나,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는 등의 사건으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 찬 시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 중 보람차고, 활기차고, 즐거운 시간의 비중이 커지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의 하루 중 긍정적인 시간의 비율(a)을 현격히 높이기 위해서는 분자인 (b)를 물리적으로 늘려야 한다.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나의 일상에서 긍정적인 시간 비율이 높아야 내 인생이 가치있게 느껴지고, 행복감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여야 할 것인데, 위의 공식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c)'은 하루 24시간으로 Max 값이 정해져 있다. 남은 것은 분자인 '긍정적인 시간(b)'인데, 이 긍정적인 시간이 퇴근 후의 3~4시간, 혹은 그 이하라면 나의 하루, 나의 일상은 너무 불행한 것이 아닐까. '긍정적인 시간(b)'에 나의 '일하는 시간'이 포함될 수 있다면, 나의 일상에서 '긍정적인 시간 비율(a)'이 현격히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나' 를 위해 일을 즐길 수 있어야 하고,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나를 위해서 내가 하는 일이 보람 있고, 즐겁고, 재미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내가 즐기며 일을 할 수 있다면, 그 결과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나' 인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그저 회사와 약속한 근로시간동안 자리에 앉아 영혼 없이 주어진 일만 하며 시간을 보내기 위한 수단이라면, 나의 직장에서의 시간이 애꿎은 시계만 바라보며 짧은바늘이 6에 가고, 긴 바늘이 12에 가기만을 기다리며 앉아있는 시간이라면, 나의 하루, 나의 일상, 나아가 나의 인생은 너무 불행하지 않을까.

     

    일하는 시간을 배제하고, 다른 무언가에서 재미를 찾고 즐기려 애써도,
    이유모를 공허함이 남아있을 것이다.

     

    때문에 '나'는 반드시 '내가 하는 일'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 즐거움은 누가 숟가락으로 떠먹여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다니는 직장이 정말 마음에 들고, 내가 하는 직무가 나의 천직이라 느껴질 만큼 만족스러운 상태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드물게 보이는 행운아인 것이고,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오히려 나에게 주어진 제한적인 권한과 자율권, 만족스럽지 않은 주변 환경과 관계, 그 밖의 여러 장애물들에 둘러싸인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런 장애물들과의 신경전을 이겨내지 못하고, '일'을 하는 소중한 시간을 부정적인 감정과 컨디션으로 가득찬 상태로 매일매일을 보내기로 하는 선택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 '조용한 퇴사 (Quiet quitting)'를 하기로 마음먹은 분들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나를 위해 옳은 선택을 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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