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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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면접장으로 향하던 날(회상)Think about ... 2022. 10. 10. 00:45
지금으로부터 약 10여 년 전, 50개 남짓한 서류전형 탈락 후, 운 좋게 서류전형을 통과한 기업에 1차 면접 장소로 가던 길이었다. 빌딩 숲 속을 헤쳐가던 버스에서 내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도로 위에 서서 하늘을 뚫을 듯 솟아있는 건물들 꼭대기를 쳐다보며 걷고 있었다. 평소 음악 고르는 걸 귀찮아하던 나는 이어폰을 대충 귀에 얹고, 아무 곡이나 흘러나오도록 랜덤 재생 버튼을 눌렀다. 이 곡, 저 곡, 나에게 큰 의미 없는 노래들이 몇 개 지나가고, '배치기'라는 2인조 래퍼가 부르던 '두 마리'라는 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주옥같은 노랫말 하나하나가 버릴 것이 없었지만, 그중에서도 빌딩 숲 속을 걸으며 1차 면접을 보러 가던 나는 "이 넓은 땅덩이 수많은 빌딩에 내 몸 하나 발 붙일 곳이 없어"..